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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레베카 리뷰(1940) : 그리고 알프레드 히치콕의 서스펜스의 정의
    Reading & Watching 2014. 11. 17.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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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레베카에서 레베카를 볼 수 있는 것은 포스터 뿐


    영국의 작가 다프 뒤 모리에가 쓴 소설 레베카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이다. 히치콕이 판권을 가지기 위해 굉장히 노력한 영화라고 한다. 
    그렇게 노력했던 만큼 아카데미 작품상도 수상했고 흥행도 성공한 영화이다. 

    원작인 소설 레베카는 영미권에서는 소설의 시작이 가장 아름답다는 평을 듣는다. 많은 작품들에서 오마주를 볼 수 있다(스티븐 킹의 Bag of Bones에서는 적극적으로 오마주한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의 초반부도 소설의 처음 한단을 그대로 가져와 낭송한다. 


    Last night I dreamt I went to Manderley again... I came upon it suddenly; the approach masked by the unnatural growth of a vast shrub that spread in all directions... There was Manderley, our Manderley, secretive and silent as it had always been, the gray stone shining in the moonlight of my dream, the mullioned windows reflecting the green lawns and terrace. Time could not wreck the perfect symmetry of those walls, nor the site itself, a jewel in the hollow of a hand.


    지난밤 나는 또다시 만델리로 가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나는 눈 깜짝할 사이에 만델리에 도착했고 저택의 정원으로 이어지는 대문은 사방으로 뻗친 관목들로 엉켜져 있었다... 그리고 대문 넘어에는 언제나처럼 비밀스럽고 고요한 만델리의 저택이 있었다. 아... 만델리...나의 만델리... 회색빛의 벽돌들이 달빛을 받아 빛나고 있었고 빗살무늬의 문설주가 달린 창문은 정원의 잔디와 테라스를 비추고 있었다. 그 오랜 시간속에서도 벽돌과 건물의 대칭은 일제의 흔들림 없이 대칭을 이루고 있었다.


    - dreamt : 본고장 영국에서는 dreamed 보다는 dreamt를 많이 사용한다. 




    ▲ 맨들리 저택의 정원으로 이어지는 대문. 영화는 처음부터 관객들을 몽롱하게 만든다. 



    위키피디아의 소설분류는 고딕로맨스(..)로 불리우고 있다. 

    이 소설의 고딕스러운 점(즉, 무서운 점)은 소설의 제목인 주제에 레베카라는 여성은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으면서 영화 내내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낸다는 것이다. 

    간단한 줄거리는 여주인공이 한 남자와 결혼하고 남편과 죽은 전부인인 레베카가 살던 만델리로 와서 겪게 되는 것이 주된 스토리이다. 이미 죽고 없는 레베카이지만 만델리에 여전히 남아있는 레베카의 엄청난 포스로 인해 여주인공의 목이 바싹바싹 말라들어가는 내용이다. 


    히치콕 감독이 좋아할만한 소재이다. 존재하지 않은 인물로 관객의 손에 땀을 쥐게하는 스토리는 그의 장기인 서스펜스 연출에 훌륭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히치콕은 서스펜스의 정의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을 했다.


    “There is a distinct difference between "suspense" and "surprise," and yet many pictures continually confuse the two. I'll explain what I mean. 

    We are now having a very innocent little chat. Let's suppose that there is a bomb underneath this table between us. Nothing happens, and then all of a sudden, "Boom!" There is an explosion. The public is surprised, but prior to this surprise, it has seen an absolutely ordinary scene, of no special consequence. 

    Now, let us take a suspense situation. The bomb is underneath the table and the public knows it, probably because they have seen the anarchist place it there. The public is aware the bomb is going to explode at one o'clock and there is a clock in the decor. The public can see that it is a quarter to one. In these conditions, the same innocuous conversation becomes fascinating because the public is participating in the scene. The audience is longing to warn the characters on the screen: "You shouldn't be talking about such trivial matters. There is a bomb beneath you and it is about to explode!" 

    In the first case we have given the public fifteen seconds of surprise at the moment of the explosion. In the second we have provided them with fifteen minutes of suspense. The conclusion is that whenever possible the public must be informed. Except when the surprise is a twist, that is, when the unexpected ending is, in itself, the highlight of the story.”


    서스펜스와 서프라이즈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죠, 그런데 여전히 많은 영화들이 이를 혼동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 차이를 설명해드리죠. 

    우리가 그저그런 잡담을 하고 있고 테이블 밑에 폭탄이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아무일 없다가 갑자기 뻥! 하고 폭탄이 터집니다. 관객들은 놀라죠. 그러나 이는 평범한 장면일 뿐 흥미로운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자, 그럼 이제 서스펜스에 대해서 얘기해보죠. 이전과 똑같이 폭탄이 밑에 있고 관객들은 한 무정부주의자가 폭탄을 설치하는 장면을 봤기 때문에 폭탄의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관객들은 1시에 폭탄이 터질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고 방안에는 시계가 놓여져 있습니다. 이제 관객은 1시까지 15분이 남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이런 상황에서는 그저그런 잡담도 흥미로워 집니다. 관객들도 이 잡담에 참여하고 있거든요. 관객들은 잡답하는 인물들에게 마음속으로 "지금 그런 잡담할 시간이 아니라고! 좀있으면 폭탄이 터진다고!"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는 것이죠. 관객들은 자기도 모르게 잡담에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첫번째의 경우 관객들은 약 15초 동안 놀라겠지요. 그리고 두번째의 경우 15분 동안 서스펜스로 손에 땀을 쥐게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서프라이즈 자체가 다른 결말로 이어지는 의도된 장치가 아닌 이상 관객들이 상황을 주지시켜줘야 서스펜스가 성립합니다. 





     서스펜스 만들기.. 참.. 쉽죠?



    이게 바로 히치콕이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구조이다. 레베카라는 인물은 이미 없다. 그런데 그녀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주인공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이 극에 달해 무언가 엄청난 일이 곧 벌어질 것만 같다! 뭔지 모르겠지만 엄청 긴장된다! 왜인거지!!! 으아악!~ 이런 구조로 그는 우리의 손에 땀이 뻘뻘나게 하는 것이다. 


    이 영화로 알프레드 히치콕은 1941년도 아카데미 작품상과 촬영상을 거머쥐었다. 뛰어난 연출력으로 영화 내내 집중하게 만들었고 무엇보다도 헐리우드가 좋아하는 패턴을 위해 소설과는 다르게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장식하였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의 다른 작품에 비하면 서스펜스는 좀 떨어지는 편이이라고 평가한다. 물론 그의 엄청났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서이다. 


    그의 다른 작품에 비하면 손에 나는 땀의 양이 적긴 하지만 영화 내내 엄청난 존재감을 자랑하는 인물이 하나 있었으니..




     오른쪽이 바로 무시무시하신 댄버스 부인



    바로 댄버스 부인이다. 그녀는 영화 내내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낸다.


    레베카 부인의 환생이라 느껴질 정도로 광기어린 연기는 소오름 끼치게 만든다. 댄버스 부인의 역할을 맡은 주디스 앤더슨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헐.. 1941년도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는 분노의 포도의 제인다웰이다.




     도대체 어떤 연기를 하신 겁니까..??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되면 얼마나 훌륭한 연기를 펼쳤는지 보지 않을 수 없다. 봐야하는 영화리스트가 또 추가되었다..


    레베카는 히치콕의 빅팬이라면 이미 봤을 것이고

    혹시 이제 히치콕의 세계로 입문을 한다면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헐리우드 자본으로 만들기 시작한 첫번째 영화인 관계로 화질과 음질도 수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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