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京都)라 하면 일본인들도 쿄요리(京料理)라 하면서 좋게 평판을 한다.
주로 신선한 그 지방 야채 등을 활용하여 만드는데 그지방의 신선한 재료를 쓰면 당연히 유명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중에서도 교토의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한 1가이세키 요리를 먹어봐야지 먹어봐야지 했는데 제대로 된 곳은 가격대비 부담도가 엄청나서 손대기 어려웠는데 이번에 마음 먹고 교토에서 먹기로 하였다.
먹는 김에 제대로 먹자며 미슐랭2스타의 로안기쿠노이(露庵菊乃井)를 가는 것으로 했다.
예약부터 쉽지 않다. 한국에서 전화를 하자 외국인의 경우 현지 호텔을 통해서만 예약을 받는다고 한다. 다행히 예약한 게스트하우스를 통해서 예약이 가능했다.
가격은 15,000엔짜리로 먹었다.
그렇다, 밥은 20만원짜리 먹으면서 잠은 3만원짜리 게스트하우스에서 잔다^^
코스
유명한 가이세키 집은 계절별로 음식이 다르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제철요리를 신선하게 주려면 계절별로 식사를 달리하는게 맞다.
이번에 우리가 먹은 코스는 초봄코스였다. 봄이여서 야채들이 자라나는 신선한 시기라 때를 잘 맞춘 것 같다.
전주로 나오는 시로자케(白酒, 백주, 탁주), 우메보시에 대구의 이리로 만든 소스를 부었다.
사케는 맛은 평범하지만 이런 잔에 먹으면 느낌이 새롭다. 이리소스와 우메보시는 강하지 않고 부드럽다.
고사리와 노른자가루에 무친 문어. 고사리의 맛이 정말 산뜻하다.
폰즈젤리와 함께 먹는 고등어, 도미는 김과 와사비와 함께 간장에 찍어 먹는다.
숙성은 적당히 잘 되어 있으며 정성이 느껴진다.
새끼참치회에 계란을 절인 소스를 찍어먹는다.
이 계란소스이 맛이 강하고 훌륭하다. 밥비벼먹고 싶을 정도로 풍미가 살아 있다.
뚜껑을 닫은 채 국이 나오는데 나올 때부터 김이 서려 있는데 보기만 해도 뜨끈뜨끈하고 기분도 좋아진다^^
조개로 만든 어묵에 미나리, 머위, 고사리 등을 넣고 만든 국이다. 국물맛도 적당히 진하며 먹기가 편하다.
교토의 고사리는 품종이 다르다. 생고사리의 모양이 굉장히 뚜렷하고 맛도 굉장히 상큼하다.
가이세키 요리의 컨셉에 맞게 사케도 중간중간 한잔씩 하면서 먹는다^^
옥돔의 살로 만든 튀김이다. 갈색은 숭어알을 가루로 내서 묻힌 것인다. 숭어알은 고소하고 옥돔은 쫄깃하다.
소르베가 나왔다. 벌써 끝난건가? 싶었지만 아니었다. 그간의 먹은 것을 잊고 입을 새롭게 하기 위함이었다.
평가를 보니 로안기쿠노이는 전통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서양요리도 적극적으로 채용한다고 한다. 제법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좋은 아이디어다.
갖가지 반찬들이 나오는 샐러드를 먹고
옥돔과 김이 잔뜩 들어간 국물을 먹는다. 신선한 김의 향이 입안을 감돈다.
카운터에서 먹는 커플사진 한장. 우리는 테이블에서 먹었다. 카운터에서 먹으면 요리사가 다음 요리 준비로 자꾸 눈치를 보고 말도 걸고 그런다. 조용히 음식에만 집중하고 싶다면 테이블이 좋다.
그리고 마무리로 나오는 밥이다. 이것은 게살밥이다. 개별솥에 도미밥을 만들어 제공한다.
요렇게 퍼준다. 향이 정말정말 좋다.
밥과 함께 나오는 국물이다. 우엉국이다. 우엉국은 처음 먹어보는데 정말 괜찮다. 흙의 향이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오는 디저트. 망고소스와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이다. 망고가 너무 셔서 코스 먹은 요리는 모두 잊게 해주었다. 뒷맛이 남지 않게 하기 위한 배려라면 배려.
이렇게 총 2시간에 걸쳐서 식사를 마쳤다. 비싸서 맛 하나하나 음미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그렇게 시간이 걸렸고 실제로 음식도 천천히 나오기 때문에 2시간 정도는 넉넉히 잡아주는 것이 좋다.
평가를 하자면..
미슐랭2스타의 자격이 있고 없음은 내가 따질만한 것은 아니다. 다만 맛을 떠나서 이런 경험과 맛이면 이 가격에도 한번은 먹어볼만하다고 생각했다. 아마 가격때문에 2번을 갈 것 같지는 않다.
가게 정보
기본정보
가게가 3군데가 있다. 교토에 본점(미슐랭3스타)과 카와라마치점(미슐랭2스타)이 있고 동경에도 하나있다(미슐랭2스타).
우리가 간 곳은 카와라마치점인데 기온, 니시키시장등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아서 이 곳으로 선택했다.
주소 : 京都市下京区木屋町通四条下る斉藤町118
전화번호 : 075-361-5580
영업시간 : 점심은 11시30분 ~ 오후 1시 30분까지 입장, 저녁은 오후 5시30분 ~ 오후 8시30분까지 입장
가격
점심코스 : 4,000엔, 7,000엔, 10,000엔
저녁코스 : 10,000엔, 13,000엔, 15,000엔, 18,000엔 4종류가 있으며 10,000엔 코스는 양이 적은 사람을 위한 코스이다.
부가세 8%는 불포함.
- 원래는 잔치에서 제공되는 음식을 뜻한다. 코스요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본래는 술을 즐기기 위한 음식을 의미한다. 기본은 1개의 국과 3가지의 음식(사시미, 익힌음식, 구운음식)으로 구성되며 이를 기본으로 다양한 코스로 만들어진다(출처는 일본위키피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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