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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속학과 늑대인간
    History & Folklore 2014. 7. 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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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왠지 민속학이라는 단어를 쓰면 조금 촌스러운 느낌을 감출수가 없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민속이라는 단어는 민속촌, 민속놀이 등의 단어로 주로 사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비슷한 학문으로 문화인류학이 있다. 이 단어는 왠지 어려워 보이는 단점이 있다.


    민속학의 연구대상은 설화(신화, 전설, 민담), 풍속, 습관, 민화, 가요(음악), 속담, 미신, 생활도구, 가옥 등 예전부터 민간에서 전승되어온 유형,무형의 민속자료를 바탕으로 연구하여 이들의 역사적인 변천을 밝혀내고 이를 통하여 현재의 생활문화를 상대적으로 설명하려는 학문이다.


    최근 많이 사용하는 도시전설도 민속학의 일부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또는 유형의 무엇)의 원류를 찾아 왜 이런 현상(또는 유형의 무엇)이 일어났는지 원인과 의미를 찾거나 혹은 반대로 어떤 사건이 지금의 현상(또는 유형의 무엇)의 결과를 만들었는지 찾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늑대인간. 이제는 너무 흔해서 누가, 언제, 왜 이런 늑대인간라는 말을 처음하게 된 것인지 모르고 있지만

    생각해보면 누군가 시작을 했으니 이제는 일반명사로 쓰이게 된 것이다.


    늑대인간은 유럽 전역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민간전승이다. 그리고 특히 스칸디나비아와 슬라브(정확히는 지금의 벨로루시 지역)에서 많은 민간전승이 남아 있다.





    늑대로 변하는 라카이온(Hendrik Goltzius , 1589)


    그리스 신화에는 아카디아의 왕 라카이온(Lycaon)이 제우스에게 자신의 아들의 인육을 제물로 바치자,

    이에 노한 제우스가 그를 늑대로 변신시켰다는 내용이 있다. 

    오늘날에도 정신의학에는 자신을 늑대로 생각하는 정신병을 Lycanthrope라고 명명한다.





    '역사'의 저자 헤로도투스


    기원전 440년에 헤로도토스의 저서 '역사'에서는 "네우리라는 곳이 있는데 이 곳의 사람들은 일년에 한번씩 늑대로 변신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네우리라는 곳은 현재 우크라이나 북부, 혹은 벨라루스 지역일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아마도 이곳 사람들이 모시는 동물이 늑대였고 매년 늑대와 관련된 제사가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런 풍습이 퍼지면서 변형을 거듭해왔고 마지막에는 이곳의 사람들은 일년에 한번 늑대로 변한다. 라고 변화되었을 것이다.




    오딘과 펜리르(1909, Dorothy Hardy)

    펜리르는 북유럽의 신화(즉, 바이킹들의 신화!)에 나오는 괴물 늑대이다. 그리고 로키신의 아들이기도 하다(즉, 늑대왕자)

    늑대의 이미지는 아주 오래전부터 네거티브한 이미지였음이 분명하다.


    11세기 벨라루스의 왕자 폴라츠크의 브세슬라브(Vseslav of Polotsk)는 늑대인간이었다고 하는데 낮에는 왕자로 지내다가 밤이되면 늑대가 되어 마을을 어슬렁 거렸다고 한다. 

    그리고 바이킹시대의 노르웨이의 왕 해롤드 1세는 몸이 늑대의 털로 덮여 있는 버서커(Berserker)였다고 한다. 게임 파이널판타지에서 나오는 미친듯이 공격만 하는

    직업인 버서커는 여기에서 나왔다. 

    두개의 멀리 떨어진 스토리는 왕이 늑대인간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서로서로 스토리에 영향을 주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아카디아의 라카이온도 늑대인간이자 왕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늑대인간의 얘기는 널리 퍼져서 벨라루스를 비롯한 슬라브지방에서는 그쪽 지방의 또다른 특산물(?)인 흡혈귀 전설과 짬뽕이 되면서 다양한 스토리가 나오고

    노르웨이와 독일쪽에서는 민간에 많이 흩어져 마녀재판과 함께 늑대인간 재판도 심심찮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중세까지의 늑대인간의 설화들을 보게 되면 늑대와 왕이 공통적으로 많이 등장하는 점이다. 이는 필시 무슨 연유가 있음에 분명하다.

    왜 늑대인간은 왕과 결합된 형태로 이뤄졌을까. 포악한 왕을 묘사하기 위하였을까? 이것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파면 팔수록 즐거운게 민속학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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