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쌔신크리드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2013년에 갔던 이탈리아 여행이었다. 2편의 주무대인 피렌체와 베네치아, 브라더후드의 무대인 로마를 두루 걸쳐서 여행했다. 특히나 피렌체에서 받은 감동이 엄청났기 때문에 어쌔신크리드 2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피렌체의 두오모 코폴라 : 이곳을 이리저리 팔짝팔짝 뛰어다닌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안떨릴 수 없다
현실에서의 경험을 가상으로 옮겨와 체험하게 되면 그 게임은 각별해진다. 내가 둘러보았던 곳이 게임상에 구현되어 있는 것만 보아도 감동받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몰랐던 실제장소를 보게 되면 '아 왜 내가 여기를 안가봤지!'라고 후회하고 그 지역에 대해서 이리저리 알아보게 되고 그런다. 게임을 통한 긍정적인 효과라면 효과라고나 할까 ㅎ
역사, 신화, 성서 그리고 음모론까지 망라한 매력적인 스토리. 그 대신 복잡하다
기본적인 스토리라인은 세상을 지배하려는 템플러기사단과 이를 저지하려는 어쌔신들의 수천년에 걸친 싸움이다. 게임의 배경은 현재이고 어쌔신인 데스몬드 마일즈의 DNA에 남아있는 조상들의 기억으로(억지스럽지만..) 시간여행을 하여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어쌔신크리드는 거치형 콘솔 기준으로 6편이 나왔다(1편, 2편, 브라더후드, 리벨레이션, 3편, 4편). 3편까지는 데스몬드 마일즈가 주인공으로 나오기 때문에 스토리가 완벽하게 이어지고 있다. 즉, 1편부터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면 스토리 이해에 약간의 어려움을 겪을 수가 있다.
▲데스몬드는 과거로 들어가 그의 조상인 알테어와 에지오를 경험한다
또한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제작사인 유비소프트에서는 어쌔신크리드의 방대한 세계관을 구축해 놓았다. 갖가지 역사적인 인물, 역사, 종교가 미친듯이 짬뽕되어 나온다. 카톨릭과 로마신화가 종교적으로 큰 주축이 되어 있고 실존인물들인 메디치가문,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의 실존인물들이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로 스토리에 녹여 놓았다. 거기에 어쌔신 조직의 모델이 된 프리메이슨까지...스토리를 미친듯이 꼬아놨기 때문에(예를 들어 제우스, 미네르바는 신이 아니라 초대 문명의 창시자라는 설정) 공부가 필요한 게임이다.
▲왼쪽은 어쌔신의 심볼, 오른쪽은 프리메이슨의 실제 심볼. 스토리상에도 겹치는 내용이 제법 나온다
개인적으로 플레이를 하면서 굉장히 복잡했기 때문에 3편까지의 스토리를 편수별로 정리를 해 보았다. 자료는 하기의 링크의 자료가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어 이곳의 내용을 기준으로 나만의 생각과 이미지들을 포함하여 작성하였다.
어쌔신크리드 (2007)
평범한 청년인 데스먼드 마일즈가 템플러기사단의 위장기업인 앱스테르고에게 잡혀간다. 앱스테르고는 DNA를 통해서 조상의 기억을 볼 수 있는 애니머스라는 기계를 만들었는데 데스먼드를 애니머스에 접속시켜 제3차 십자군 전쟁 시기의 알테어(Altair)라는 어쌔신의 기억으로 들여 보낸다. 즉, 데스먼드는 알테어의 후손인 것이다. 템플러들이 구지 애니머스라는 기계를 만들어 과거의 기억을 엿보려는 목적은 따로 있다.
▲ 원정길에서 이슬람교도를 때려잡고 있는 리처드1세 : 3차십자군 전쟁은 사자왕 리처드와 이슬람의 영웅 살라딘이라는 두명의 영웅의 싸움이다
알테어는 로버드 드 세이블(Robert de Sable)이 에덴의 조각(a Piece of Eden)을 차지하는 것을 막고 템플러들로부터 어쌔신조직들을 보호하고자 한다. 게임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아이템인 에덴의 조각은 지구를 지배하였던 첫번째 문명이 인간들을 컨트롤하기 위하여 만든 물건이다. 에덴은 카톨릭, 첫번째문명은 SF에서 많이 나오는 말이다. 첫번째 문명의 창조자들은 인간을 만들었고 그들의 모습을 본따서 만들었다. 성서에 나오는 말이다. 이렇게 어쌔신크리드는 여러가지 내용들을 미친듯이 짬뽕시켜놓았다.
알테어는 로버드 드 세이블을 없애는데 성공했지만 알고보니 또다른 보스인 알 무알림이 있었는데..그는 알테어의 스승이자 어쌔신들의 지도자였다!(뻔한 스토리지만 그래도 충격적!). 에덴의 조각을 가지고 있는 그를 알테어가 없앴지만 알고보니 에덴의 조각은 여러 종류이고 역할도 가지가지로서 세계 곳곳에 뿌려져 있었다.
에덴의 조각에 대한 진실에 점점더 다가가는 데스몬드. 그는 앱스토르고에 위장잠입한 어쌔신 스파이인 루시 스틸만에게 구출되어 밖으로 빠져나간다. 나가면서 그녀는 데스먼드에게 그가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 과거의 기억들이 세상의 파멸을 불러올지도 모른다는 거대한 떡밥을 던져놓고 1편은 끝이난다.
어쌔신크리드2 (2009)
앱스테르고를 빠져나온 데스몬드는 루씨의 동료을 만나서 어쌔신조직이 가지고 있던 애니머스 기계를 활용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알테어가 아닌 다른 조상인 에지오의 기억으로 들어가기로 한다.
이번에는 알테어가 아니라 르네상스 시기의 중심도시인 피렌체의 에지오 아우디토레(Ezio Auditore)의 기억으로 들어간다. 평범한 바람둥이 남자였던 에지오는 그의 아버지와 동생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고 복수를 다짐하면서 그는 어쌔신 가문의 일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템플러와의 싸움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스스로 어쌔신임을 증명해낸다.
2편에서는 흥미로운 인물들이 많이 나온다. 로렌초 메디치도 그렇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 레오나르도 다빈치. 여기서 그는 동성애자로 나오는데(실제 그가 게이라는 설도 있다) 에지오에게 그의 과학기술을 통해 여러가지 장비들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배경이 되는 르네상스 시기의 이탈리아 도시들(피렌체, 베니스, 산지먀니노, 포를리 등)도 실제와 허구를 약간씩 섞어서 아주 멋들어지게 표현해 놓았다.
▲ 최후의 결전장소로 손색없었던 시스타나 예배당 : 실제로 가보면 진짜 쩐다..
에지오는 로드리고 보르지아(후에 교황 알렉산데르 6세)가 에덴의 조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10년에 걸쳐서 그를 추적해간다(오래도 걸린다). 결국 에지오는 교황이 있는 바티칸에 침입하고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이 있는 시스타나 예배당에서 보르지아와 대결을 펼쳐 승리! 에지오는 보르지아가 가지고 있던 에덴의 조각을 이용하여 바티칸 밑에 숨겨져 있는 비밀의 방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첫번째문명을 만든 사람 중의 하나인 미네르바와 만나게 된다. 로마에서는 미네르바, 그리스식으로는 아테네이다. 그렇다. 우리가 알고있는 그 아테네가 맞다.
▲ 첫번째 문명이 남겨논 모든 사태의 원흉(...) 에덴의 조각
게임이 이순간부터 흥미로워진다. 그동안은 단순히 데스먼드를 통해서 과거를 탐험하는 내용이었지만 미네르바는 에지오의 기억에 들어와 있는 데스먼드에게 직접 대화를 하게 된다. 미네르바가 플레이어를 향해 화면을 응시하면서 말을 걸때는 정말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세상의 종말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드디어 왜, 구지 이게임이 과거를 탐험하는 것이 아닌 구지 현대의 데스먼드라는 인물이 나오는지 궁금증이 해결된다. 모든 것은 다 큰 스토리의 일부였던 것이다. 과거의 알테어, 에지오 그리고 현대의 데스먼드가 지구종말을 막기위한 하나의 흐름으로서 연결이 되는 것이다.
어벙벙한 데스먼드는 은신처에 잠입한 템플러들을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2편이 끝난다. 후에 미네르바만이 아니라 주노(헤라), 주피터(제우스)도 등장한다. 이들은 초월적인 힘을 보유했던 첫번째문명의 사람들이다. 그들에 대한 경외심으로 인간들이 그들에게 신(God)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것이다.
▲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 첫번째 문명=아틀란티스문명, 에덴의조각=블루워터...응??!!
어쌔신크리드 브라더후드 (2010)
어째 3편이라는 이름이 붙지않고 서브타이틀인 브라더후드가 붙어있다. 예상컨데 게임이 대박이 나자 유비소프트는 시리즈를 제작하기로 하고 스토리 하나가 끝날때마다 넘버링을 붙이기로 한것 같다. 그에 따라 2편, 브라더후드, 리벨레이션은 주인공이 에지오여서 에지오 트릴로지로 불린다.
▲ 에지오가 등장하는 3편을 하나로 묶은 합본. 아쉽지만 한국에서 발매되지 않아 해외직구로만 구입해야 한다
몸을 피한 데스몬드는 다시 애니머스에 접속하여 에지오가 된다. 교황과의 싸움 후 집으로 돌아온 에지오를 반긴 것은 교황의 아들 체사레보르지아. 역시 실존인물이며 역사적으로도 호사가들이 좋아할만한 이력을 지닌 인물인다.
▲ 체사레 보르지아 : 마키아벨리, 시오노나나미 등 많은 저술가들의 호기심의 대상이었던 사람. 얼굴이 예수와 비슷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우연이 아니다!
체사레의 습격에 삼촌이 죽고 에덴의 조각을 탈취 당한다. 복수를 다짐한 에지오는 교황과 체사레가 있는 로마를 중심으로 형제단(Brotherhood)를 결성하여 대항한다. 싸움 끝에 복수에 성공하고 에덴의 조각을 되찾는다. 그리고 데스먼드는 드디어 에지오가 에덴의 조각을 어디에 감춰놓는지를 알게 된다. 이 힌트를 근거로 데스먼드는 애니머스에서 깨어나 실제 에덴의 조각이 감춰진 장소를 찾아간다.
모든 것이 잘 풀려만 가는 것 같았으나 갑자기 주노가 등장한다. 그리고 주노는 데스몬드를 조정하여 루시를 칼로 찔러 죽게 만들고 데스몬드는 코마상태에 빠지게 된다. 지지리 복도 없고 미친듯이 바쁘기만한 데스몬드이다..역시나 떡밥을 투척하고 끝나버렸는지 웹상에 엄청난 논의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어썌신크리드 리벨레이션 (2011)
주배경은 터키의 이스탄불(옛 지명은 콘스탄티노플)이다. 나야 작년에 게임을 했기 때문에 한번에 몰아서 해서 기다림이라는 것이 없었지만, 한편씩 플레이했을 사람들은 밑밥만 투척하고 끝나버린 게임때문에 많이 미쳐버렸을 것 같다 ㅋ
에덴의 조각이 여러종류라는 것을 앞에서도 설명했는데 리벨레이션에서는 에지오가 알테어가 가지고 있던 에덴의 조각을 찾는 스토리인데 이 과정에서 어쌔신의 뿌리, 역사 그리고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이 리벨레이션의 주된 스토리이다(물론 전편까지 던져놓은 떡밥도 회수해야한다)
시리아에 있는 실제 마스야프 | 어쌔신크리드에 나오는 마스야프 |
특이하게 애니머스 안에서 깨어난 데스몬드는 의식에서 회복하기 위해서는 알테어와 에지오의 기억의 끝까지 가서 종료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그리고 애니머스 안의 애니머스로 들어가 에지오가 되어 콘스탄티노플로 향한다. 이때는 에지오가 이미 많이 늙어있는 상태이다(안습..)
게임내내 열쇠 5개를 찾아다니며 이를 차지하기 위한 템플러들과 싸우면서 드디어 에덴의 조각이 있는 방의 문을 열게 된 데스몬드. 그리고 자신의 현재, 자신의 과거(알테어), 자신의 미래(데스몬드)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된 데스몬드를 향해 직접 말을 하게 된다(여기서도 소오름..)
그리고 데스먼드의 앞에는 첫번째문명의 또다른 인물인 주피터가 등장한다. 그가 설명하기를, 자기들의 추종자들이 태양폭풍을 막기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하여 인류를 한번 멸망하였는데 또다른 태양폭풍이 오고 있다고 얘기한다. 막기위한 방법과 가야할 장소를 알게된 데스먼드는 깨어나고 친구들과 함께 바로 그곳으로 달려가며 끝이 난다.
어쌔신크리드3 (2012)
주 배경은 독립전쟁이 한창인 미국이다.
알테어와 에지오의 스토리가 모두 종료되고 새로운 인물인 코너(Connor)가 등장한다. 물론 데스먼드는 지구를 구하는 일을 끝내지 못했으니 현실의 인물로 그대로 등장.
발매된 해를 보면 1년에 한번씩 정말 꾸준히 내고 있다. 한팀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계각지에 있는 유비소프트의 여러개의 개발팀이 돌아가면서 제작을 하고 있다. 파이널판타지가 개발팀이 나눠져서 만들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차이점은 파이널판타지는 개발팀마다 개성이 있어 게임에 그대로 드러나지만 어쌔신크리드는 게임마다 시스템을 진화시키는 방식으로 개발이 되고 있다.
데스먼드는 지구종말을 막기위해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비밀의 방을 향해 뉴욕으로 간다. 방문은 에덴의조각으로 열었는데 거기에 또다른 문이 등장... 그리고 데스먼드는 의식을 잃고 자동으로 애니머스 속으로 들어간다. 여기까지 오면 데스먼드는 과거의 선조들의 어쌔신 기술을 현실에서도 마구 구현하기 시작하고 환각이 보이는 등 과거와 현재가 구분이 안되는 상태로 들어간다. 데스먼드는 헤이덤 켄웨이와 그의 아들인 코너를 체험하게 되는데..
헤이덤은 부인을 만났을 당시에는 어쌔신 때려잡는 템플러의 스파이였다. 부인은 코너를 낳고 살인을 당하자 코너는 어쌔신이 되어 복수를 시작한다. 미국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미국군을 도우면서 템플러들을 저지하고 마지막에는 그의 아버지까지 죽이게 된다. 그리고 얻게된 아뮬렛. 근데 갑자기 주노가 등장해서 미래를 위해 묻어두어야 한다고 한다. 아뮬렛의 위치를 알게 된 데스먼드는 파내서 이를 얻고서 열쇠로 사용해서 비밀의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주노가 등장해서 데스먼드에게 방에 있는 물체를 만지면 태양폭풍을 막을 수 있다고 설득한다. 근데 그때 미네르바가 등장하여 진실을 얘기해주는데, 물체를 만지면 폭풍을 막을 수 있지만 또한 주노를 현실세계로 해방시켜 인류의 더 큰 위험이 될것이라고 한다. 미네르바랑 주피터가 주노를 못된 년이라고 가둬두었는데 그녀가 지구를 지배하려고 한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데스먼드는 태양폭풍을 막는 것을 결심하고 본인의 목숨과 맞바꿔 인류를 구한다(데스먼드는 인류는 주노를 막을 방법을 찾을 것이라 믿는다) 풀려난 주노는 "이제 놀아볼 시간이야"라면서 사라진다...
총 5편 동안 데스몬드가 주인공이었고 그는 그렇게 죽었다. 인류를 위해 희생하고 바보같은 인간들은 다시 주노의 노예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무릎쓰고 그렇게 장렬하게 전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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