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는 베스트, 10만분의 1의 우연

1995년 침몰하는 시운마루호를 촬영한 사진. 작가의 도덕성이슈가 이 책의 기본소재가 되었습니다

 

D의 복합을 일본어 원어로 힘겹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몰입감 덕분이었습니다. 그 후로 일본어는 포기하고 마츠모토 세이초의 소설들을 차례차례 보고 있습니다. 출판사인 북스피어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마츠모토 세이초의 작품은 약간의 허들이 있습니다. 바로 너무 일본적이라는 것입니다. 

일본의 역사나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작품에 빠져들기 힘든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단편 모음인 일본의 검은안개는 물론이고 짐승의 길도 그렇습니다.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살짝 갸우뚱하는 순간들이 찾아오는데 그러면 아무래도 몰입감을 방해하지요.

 

그런 면에서 10만분의 1의 우연은 모든 걱정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집요하게 사건을 따라가는 인물에만 집중하면 되고 갸우뚱 거릴 일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소설을 마츠모토세이초의 베스트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조금더 자세하게 말한다면 한국인으로서 나의 마츠모토세이초 베스트, 라고 하겠습니다.

 

숨쉴틈없이 읽어내려갔습니다. 

이렇게 치밀한 구성으로 추격적을 펼치는 소설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