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유튜브에서 일리야와 대담하는 내용을 보면서 관심을 가지게 된 책이다.
러시아문학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러시아 문학에 대한 나의 편견이라면 ‘러시아문학은 기본적으로 스케일이 크다’라는 것이다. 사실 데미안이 그렇게 스케일은 큰 것은 아니지만 재미있게 읽은 ‘죄와 벌’은 이곳 저것 장면이 옮겨지는데 흡사 대하소설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물며 러시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라고 하니 엄청난 스케일의 소설인가, 하는 것이 책을 읽기 전의 나의 첫인상이었다. 제목도 ‘대위’가 들어가니 전쟁소설인가 하는 느낌도 있고. 그리고 이름도 '푸시킨'이라니. 뭔가 좀 진중하지 않은가.
결론적으로 무겁고 비장한 각오로 이 책을 읽기 위해 시작을 한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
완독까지 5 시간 남짓 걸린 듯하다. 짧다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와 전개가 빠른 편이고 무엇보다 쉽게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1836년에 쓴 소설인데 2022년에 출판한 현대문학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쉽게 읽히는 일본소설의 느낌도 어느 정도 났다.
‘재미있고 흥미롭다’만큼 이 소설을 표현할 방법이 있을까? 왜 러시아사람들이 푸시킨을 사랑하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은 느낌이다.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대중적이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검색을 해보니 실제 있었던 반란에 푸시킨의 픽션을 넣은 소설이었다. 실제 역사에 자신만의 상상력을 불어넣는 능력이 이렇게 탁월하니 마치 푸시킨의 픽션이 실제처럼 느껴졌다. 마츠모토 세이초의 실제 사건에 살을 붙이는 그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펭귄클래식 코리아의 시리즈는 처음으로 봤는데 번역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 성동도서관에는 다양한 출판사의 클래식 시리즈를 구비하고 있는데 앞으로 펭귄클래식의 책들을 쭈욱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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