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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인콜드블러드(In Cold Blood) 그리고 영화 카포티(Capote) 리뷰

by 라현파파 2014.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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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우 소설을 먼저 본 케이스이다. 인터뷰 등의 실제조사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소설이기 때문에 배경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책을 썼는지 그리고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이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기 위해서 영화 카포티를 보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카포티는 소설 인콜드블러드를 단순히 영화화 한 케이스가 아니다. 이 소설을 썼던 작가의 눈을 쫓아가는 영화이다. 

세계 최초의 논픽션 소설(Non-fiction Novel)이라는 분야를 개척한 소설이다. 즉,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작가가 나름대로 재구성 및 해석하여 소설로 풀어낸 것을 말한다. 물론 예전에도 실제로 있었던 일들, 이를테면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소설은 있었으나 In Cold Blood처럼 본격적으로 현실의 재구성을 한 소설은 없었다.

정식출간된 제목인 인콜드블러드는 영문명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번역가나 출판사가 성의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소설의 제목을 번역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 살인자들의 실제 사진 : 왼쪽이 리차드 히콕 오른쪽이 페리 에드워드 스미스. 스미스는 이 사진에서 웃고있지만 소설을 읽고 나면 단순히 살인자의 잔인한 웃음이라고만 말하기 힘든 감정에 휩싸인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In Cold Blood


소설의 주된 흐름은 주위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던 한 가정을 무참하게 살해한 두청년의 흔적을 쫓아가는 내용이다. 냉혹하고 무참한 살인을 저지를 이 두명의 청년들이 왜 이런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는지 쫓아가는 영화지만 소설은 그들을 악인으로 만들지 않고 그렇다고 동정하지도 않는다. 그저 팩트들을 담담하게 담아가고 있다. 

따라서 어찌보면 제목 인콜드블러드는 냉혈한 살인자를 의미하기도, 그들을 살인자를 만든 냉혈한 사회를 의미하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설에 감정을 개입하지 않은 냉혈한 소설가를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 모든 중의적인 의미를 담는 제목을 짓기를 쉽지 않았으리라. 그렇다면 차라리 영문원제를 그대로 쓰고 나머지는 읽는 사람들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 완벽한 연기의 필립세이모어호프만. 그의 죽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영화를 만든 의도가 작가의 냉혹함을 담담하게 담는 것이 목표였다면 웰메이드 영화라 할 수 있다. 영화는 시종일관 살인 자체에 대해서는 무덤덤한 카포티를 비추고 있다. 오히려 살인자들의 사형이 지연이 되면서 출간이 늦어지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영화를 보고나면 소설에서 느껴졌던 무미건조함과 작가의 무덤덤함과 싱크로가 된다.



영화먼저? 소설먼저?


나는 무조건 소설을 먼저 봐야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소설을 본 사람을 대상으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소설의 주요내용들을 그냥 지나가는 말한마디로 넘어가는데 소설을 안봤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나온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설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한 영화라고 봐야하기 때문에 소설을 일고서 본다면 아하! 라고 할만한 장면과 대사들이 나오게 된다. 영화 해리포터처럼 소설을 그대로 만든 것이 아니다. 소설의 배경을 훑는 영화다.


원서의 수준은?


1966년에 출간된 그당시 나름 하이클래스의 작가가 쓴 소설이다. 당연히 문장을 세련되게 구사한다. 세련된 구사는 나같은 외국인에게는 어렵다와 동일어. 도치의 수많은 향연이 일어난다. 다만 처음 1장을 잘 넘기게 되면 나름 익숙해져서 주어와 동사를 찾아내는 시간이 단축된다. 처음 50페이지 정도만 인내있게 정독을 한다면 똑같은 단어들의 반복이 많아서 괜찮아진다.

▲ 카포티는 실제 하퍼리와 취재를 했다. 그녀는 명작 앵무새죽이기(Killing A Mockingbird)의 작가. 난 하퍼리가 여자인줄을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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